석유가 발견되기 전까지 두바이 사람들은 해안에서 물고기와 진주조개를 잡으며 살았고, 석유로 부를 축적한 후에는 초고층 빌딩과 바다 위 인공 섬을 만들어 냈습니다. SF 영화 세트장 같은 기적의 도시, 두바이로 떠난 여행.
두바이 분수 쇼가 열리는 수크 알 바하르 앞에서 바라본 부르즈 칼리파 전경, 부르즈 칼리파 124층 전망대 앳 더 톱.
두바이가 사막에서 최첨단 도시로 변모하는 데 걸린 기간은 채 50년도 되지 않습니다.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을 구성하는 7개의 토후국 중 하나로, 그 크기는 경기도의 절반 정도죠. 그러나 ‘전 세계 크레인의 20%가 두바이에서 작동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하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163층, 높이 828m,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건축물인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는 이러한 두바이의 현재를 투영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르즈 칼리파에서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바로 전망대. 124층과 125층에 위치한 전망대 앳 더 톱At the Top은 사방이 유리 벽으로 되어 있어 도시와 사막, 바다가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집니다. 맑은 날에는 95km 밖까지 보이는데, 이는 서울시청에서 천안까지의 거리라고 하네요. 야외에서 분수 쇼가 펼쳐지는 오후 6시에서 11시 사이에 방문하면 더욱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부르즈 칼리파는 두바이 몰The Dubai Mall과 연결되어 있는데, 축구장 50개 크기와 맞먹는 거대한 규모의 두바이 몰에는 1,200개가 넘는 숍과 200개가 넘는 레스토랑이 들어서 있습니다. 아이스링크와 아쿠아리움, 멀티 플렉스 영화관, 인공 폭포 같은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많아 쇼핑을 즐기지 않더라도 볼거리가 풍부하죠.
쇼핑과 미식,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핫 플레이스인 시티워크 곳곳에 그려진 감각적인 그래피티와 해가 지면 에미라티들이 모여드는 곳, 박스파크.
에미라티가 사랑하는 핫 플레이스
에미라티Emiratis를 신라의 골품제에 비유하면 성골에 속합니다.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특별한 권한을 부여받죠. 땅이 없으면 터를 주고, 집이 없으면 국가가 건축비를 대주고, 무상 의료와 교육은 기본입니다. ‘무상’의 범위에는 의료 관광과 대학 등록금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금수저’인 그들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시티워크City Walk와 박스파크Box Park입니다. 부르즈 칼리파와 두바이 몰이 규모로 압도한다면, 시티워크와 박스파크엔 힙한 콘텐츠가 가득합니다.
두바이 다운타운과 주메이라 비치Jumeirah Beach 사이에 자리한 시티워크는 쇼핑은 물론 미식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핫 플레이스!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감각적인 그래피티 프로젝트인 두바이월Dubai Walls입니다. 하늘에 닿을 만큼 높은 LED 벽을 세우고 시시각각 변하는 그래픽을 보여줄 것 같지만, 시티워크에는 의외로 아날로그적 감성이 충만한 그래피티가 가득하죠.
라스베이거스의 컨테이너 파크, 런던의 쇼디치 박스파크, 서울의 커먼그라운드처럼 두바이에도 컨테이너 군락인 박스파크가 들어서 있습니다. 컨테이너를 무심한 듯 멋스럽게 쌓아 올리고 거기에 비비드한 컬러를 입혔죠. 1.2km에 달하는 도로를 따라 일자로 늘어서 있는 박스파크의 핫 플레이스는 돔박스Dome Box라는 극장인데, 화면이 돔 모양으로 되어 있어 누워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 석유 세대를 이끌 두바이 현대미술의 중심 알세르칼 애버뉴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나디 알 쿠즈, 알세르칼 애버뉴를 대표하는 복합 문화 공간 A4스페이스.
낯설어서 더 신비로운 중동의 현대미술
두바이는 숫자로 표현되는 나라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가장 넓은 쇼핑센터, 가장 큰 인공 섬 등. 그러나 욕망 앞에 숫자는 곧 사라질 허상에 불과하죠. 그래서 두바이는 지금 영화 세트장 같은 이곳에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무언가를 채워 넣는 중입니다. 뭉쳐지지 않는 모래를 다져 도시를 세운 것처럼, 다양한 인종을 하나로 묶어줄 그들만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죠.
그 변화는 미술계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알 쿠즈Al Quoz 지역이 중동 미술의 메카로 변화되기 시작한 것은 2007년에 이 일대의 부지를 소유하고 있던 알세르칼AlSerkal 가문이 문화·예술의 거리를 조성하면서부터 입니다. 알세르칼 애버뉴Alserkal Avenue는 정부 주도하의 정책이 대부분인 두바이에서 몇 안 되는 민간 주도의 프로젝트로, UAE를 포함한 중동과 아프리카의 현대미술을 만날 수 있는 30여 개의 갤러리와 커뮤니티 센터, 작가의 작업실, 카페 등이 밀집해 있습니다.
A4스페이스는 알세르칼 애버뉴에 첫 번째로 등장한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프리랜스 작가나 디자이너 등 힙스터들이 몰려와 작업하고, 정기적으로 팝업 스토어를 열어 부티크의 상품들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나디 알 쿠즈Nadi Al Quoz는 지역 공동체가 결성한 클럽 하우스 격인 곳으로, 다양한 인터랙티브 프로그램과 워크숍 등이 열립니다.
두바이에서 꼭 들러야할 핫 스폿 2
바스타키아Bastakiya라고도 하는 알 파히디 역사 지구Al Fahidi Historical Neighbourhood는 서울로 치면 북촌 같은 곳. 두바이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 가옥 60여 채가 모여 있습니다. 페르시아만의 바닷물이 흘러 들어와 형성된 물길인 크릭Creek을 끼고 무역업이 번성하던 1895년 무렵 세워진 마을로, 이란인들이 이주해와 정착한 마을이기도 하죠. 셰이크 모하메드 문화체험센터SMCCU에 방문하면 UAE 문화와 관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주소 House 26, Al Mussallah Road, Al Fahidi District, Bur Dubai, Dubai, UAE
문의 +971-4-353-6666
영업시간 일~목요일 08:00~18:00, 토요일 09:00~13:00
현대 중동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두바이 기반의 갤러리인 서드 라인The Third Line. 서니 라바르Sunny Rahbar와 클라우디아 셀리니Claudia Cellini, 오마르 고바시Omar Ghobash가 2005년 서드 라인을 만들고 현대미술을 두바이에 소개했습니다. 큐레이터인 서니 라바르와 클라우디아 셀리니의 네트워크가 중동과 런던, 뉴욕을 연결하고, 에미리트재단 부회장이었던 오마르 고바시는 예술가들을 후원합니다. 예술가와 대중 사이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비영리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소 Warehouse 78 & 80(Exit 43 off Sheikh Zayed Road) Street 8, Al Quoz 1, Alserkal Avenue, Dubai, UAE
문의 +971-4-341-1367
영업시간 10:0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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