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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윌리엄 에글스턴의 작품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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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에글스턴William Eggleston 은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 작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컬러 사진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는 미국의 서남부 지방을 돌아다니며 그 지역의 일상과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사진 큐레이터 사코우스키(John Szarkowsky)와 만나면서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며 컬러 사진의 예술성을 인정받았죠. 감각적인 컬러, 그리고 소소한 일상을 담은 윌리엄 에글스턴의 작품의 세계, 감상해보시죠.

 


윌리엄 에글스턴, 무제(미시시피 잭슨에서 데보에 머니), 1970~74 ©Eggleston Artistic Trust


(좌) 윌리엄 에글스턴, 무제(미시시피 캐시디 배이유를 배경으로 작가의 삼촌 에이든 슈일러 시니어와 재스퍼 스테이플스), 1969~70 ©Eggleston Artistic Trust (우)윌리엄 에글스턴, 무제(멤피스, 테네시), 1965, William Centre for Photography ©Eggleston Artistic Trust

동네 어귀의 식당, 주유소, 공중전화 부스에서 찍힌 사진 속의 사람들은 마치 박제라도 되는 양 생기 있는 모습입니다. 슈퍼마켓에서 카트를 꺼내는 (혹은 돌려놓는) 청년의 동작, 화려한 패턴의 소파에 앉아 있는 할머니의 자태, 어딘가를 아련하게 바라보는 중년 남성의 표정까지, 윌리엄 에글스턴William Eggleston은 인간이 무의식적으로 가장 아름다울 수 있는 순간들을 시적으로 담아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간사 가운데 복닥복닥 싸우고 갈등을 일으키는 피로함 따위는 잠시나마 씻겨나간 듯 보입니다. 그저 아련하고 신비로운 모습의 인물들은 가까운 친구를 비롯해 뮤지션, 배우, 길에서 마주친 사람들, 드물게는 자신의 가족까지 포함합니다. 때론 공적이고 때론 사적인 초상들이 독특하게도 한 작가의 작업에 한데 녹아 있습니다.

1939년 테네시 멤피스에서 태어난 윌리엄 에글스턴은 미시시피의 한 목화 농장이 그의 가족 소유였고, 아버지는 엔지니어, 어머니는 지역 판사의 딸이었습니다. 소년 시절 유난히 내성적이었던 그는 피아노를 치고 그림을 그렸으며, 전자 기기를 갖고 놀았습니다. 한편으로는 시각 매체에 빠져 엽서와 잡지 사진들을 모으곤 했습니다. 1957년 처음으로 카메라를 잡은 그의 시선은 늘 자신을 둘러싼 일상 세계를 향해 있었습니다.
그의 렌즈는 마치 ‘모든 곳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찾아다니는 듯했습니다. 1960년부터 1965년까지 흑백 사진으로 이뤄진 작업의 대부분은 일상적인 일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담는 스파이 카메라를 사용했고 이후 1970년대에는 멤피스의 나이트클럽 신에 집중하면서 뮤지션, 아티스트들과 인맥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 클럽 문화에 매혹된 그는 멤피스와 미시시피, 뉴올리언스의 바를 돌아다니며 ‘Stranded in Canton’이라는 실험적인 비디오 작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976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에글스턴의 전시는 현대 예술의 한 가지 형태로서 컬러 사진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은 결정적인 순간으로 평가됩니다. 그와 앤디 워홀의 우정도 이 시기에 시작되었습니다. 이때 작품들이 마틴 파, 소피아 코폴라, 데이비드 린치와 유르겐 텔러 등 현재 활동 중인 수많은 작가와 예술가, 영화감독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었습니다.


(좌)윌리엄 에글스턴, 무제, 1960년대 ©Eggleston Artistic Trust (우) 윌리엄 에글스턴, 무제(데니스 호퍼), 1970~74대 ©Eggleston Artistic Trust


(좌)윌리엄 에글스턴, 무제(테네시 멤피스에서 캐런 채트햄과 작가의 사촌 레사 알드리지), 1974, Wilson Centre for Photography ©Eggleston Artistic Trust (우) 윌리엄 에글스턴, 무제, 1960년대 ©Eggleston Artistic Trust

오는 10월 23일까지 런던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에서 열리는 <William Eggleston Portraits>는 2002년 이래 에글스턴의 가장 큰 회고전입니다. 미국 초상 사진의 선구자로서 그의 대표작은 물론 지금껏 거의 공개되지 않은 작품들까지 100여 점 이상을 선보입니다.

작가의 삼촌인 에이든 슈일러와 그의 어시스턴트인 재스퍼 스테이플스를 촬영한 1.5m짜리의 기념비적인 프린트도 그중 하나입니다. 초기 흑백 필름으로 제작한 빈티지 프린트와 밴드 더 클래시의 프런트맨 조 스트러머,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데니스 호퍼를 촬영한 사진도 포함돼 있습니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의 디렉터인 니콜라스 쿨리 박사는 에글스턴이라는 아티스트에 대해 ‘일상적인 장면에서 특별한 것을 찾아내는 초자연적인 능력의 소유자’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editor 강경민(Freela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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