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핫한 디자이너 중 하나인 마크 제이콥스. 그가 이끄는 루이비통의 2013 S/S 컬렉션 키워드는 '60년대' 그리고 '다미에 체크'입니다. 작년 야요이 쿠사마와 함께 패션계를 도트 무늬로 물들이기도 했던 마크 제이콥스는 이번 시즌에는 직사각형에 ‘버닝’하며 다시 한번 도형 놀이에 푹 빠져 있었는데요.
커다란 초대형 체스판이 설치된 런웨이, 그리고 리드미컬하고 반복적으로 등장한 다미에 패턴과 직선적인 실루엣의 디자인은 60년대에 집중한 마크 제이콥스의 의도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보였습니다.
에디 세즈윅 풍의 쌍둥이 자매를 연상케 하는 모델들의 헤어(모두 올림머리에 리본 밴드를 두르고 등장했지요)에서도 이번 루이비통 컬렉션의 시계 바늘이 60년대로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60년대 모즈룩을 표방한 아이템들을 대거 선보인 마크 제이콥스는 재킷, 팬츠, 스커트, 드레스 등에서 군더더기 없이 H라인으로 떨어지는 직선적인 실루엣의 룩을 완성했습니다. 또한 다미에 패턴과 꽃무늬를 제외한 모든 디테일과 장식은 과감하게 생략되어 간결하고 명료한 디자인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한 쌍을 이루어 등장한 룩은 미니와 맥시, 아우터와 이너, 블랙과 화이트, 내거티브와 포지티브 식의 대조를 이루어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리드미컬하게 선보여졌습니다. 미니, 미디, 맥시 3단계로 이루어진 길고 가는 직사각형 형태의 옷에 앞코가 뾰족하고 굽이 낮은 구두로 통일된 스타일은 현실적이면서도 강력한 임팩트를 주었습니다.
특히나 루이비통의 상징과도 같은 다미에 패턴의 반복적인 등장은 이번 컬렉션의 가장 강력한 시그니처가 되어주었답니다. 단순한 것을 가장 창의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것은 마크 제이콥스의 재능으로 완성된 신선한 사각의 마법과도 같았으니까요.
루이비통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백'이죠. 이번 컬렉션에서도 옷과 흐름을 함께 한 다미에 패턴의 백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앙증맞은 미니 사이즈의 토트백부터 가로로 긴 직사각형 모양의 토트백, 클러치 등 다양한 사이즈 배리에이션 안에서 다미에 패턴을 공유한 백 컬렉션이 등장했습니다.
또 정사각형 쉐입에 플라워 모티브로 포인트를 준 로맨틱한 스타일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동안 콜래보레이션 시리즈 등에 밀려 잠시 잊혀졌지만 여전히 루이비통의 시그니처로 남아 있는 다미에 시리즈, 이번 시즌 멋지게 돌아온 다미에의 상큼한 리바이벌을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싶네요.
연령대를 불문하고 여자들의 옷장에 꼭 있어야 할 법한 기본적인 아이템들을 창조적으로 풀어낸 루이비통.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수학적이고 기하학적인 걸 시도하고 싶었다”는 그의 설명처럼 단순하고 반복적이지만 동시에 그 안에서 채집할 수 있는 예술적 미학과 순수성에 집중할 수 있었던 무대였습니다. 런웨이를 가득 채웠던 다미에 체크판처럼, 이번 시즌 스트리트에서도 다미에 체크로 가득한 직사각형의 물결을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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