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요새 옷들은 왜 죄다 이렇게 꼭 맞는거야?" 적나라하게 몸매가 드러나는 스키니한 옷들 앞에서 이런 고민에 빠져 있던 분들이라면 올 가을엔 그런 고민은 잠시 접어두셔도 좋습니다. 마치 풍선처럼 빵빵하게 부풀린 이른바 '오버 사이즈' 패션이 대세로 부상했으니까요.
제 사이즈보다 두 배 정도는 더 커보이는 슈퍼 사이즈의 아이템들은 옷을 입은 것이 아니라 몸 위에 옷을 툭 걸쳐 놓은 것 같은 느낌을 연출합니다. 아빠 옷을 빌려 입은 것 같은 코트, 두 팔 모두 들어가고도 남을만큼 넉넉한 소매통의 스웨터, 몸빼 바지를 떠올리게 하는 펑퍼짐한 팬츠 등이 그러한 예죠.
이런 패션은 부풀리고 과장될수록 더욱 폼이 나는 법입니다. 어른들 눈에는 "누구한테 얻어 입은거냐?" 싶으시겠지만, 유행에 목숨거는 패션피플들에겐 결코 놓칠 수 없는 흥미로운 트렌드랍니다.
오버 사이즈 룩의 물결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에서 이미 감지되었는데요, 발렌시아가는 묵직한 소재감이 두드러진 슈퍼 사이즈 재킷과 스웨터 등을 선보여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공상과학 영화 포스터를 프린트한 듯한 스웨트 셔츠와 직선적인 실루엣의 벌키한 아우터 등은 독특하면서도 웨어러블 했습니다.
당대 여성들이 원하는 걸 정확히 꿰뚫어보는 셀린의 피비 파일로는 슈퍼 사이즈 코트와 발목 길이의 배기 팬츠, 모피와 가죽이 콜라주된 스웨트 셔츠 등으로 볼류마이징한 룩을 선보였습니다. 여자들의 몸을 해방시킨 피비 파일로는 어쩌면 셋째 아이를 출산한 그녀 자신의 심정을 옷에 고스란히 담아낸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로엔자 스쿨러 역시 컨셉추얼한 오버 사이즈 패션을 선보였는데요, 독특하게도 아시아의 전통 의복들에서 가져온 아이템을 적절히 믹스 앤 매치한 것이 특징입니다. 일본 사무라이 갑옷과도 같은 블랙 가죽 코트와 레드 드레스, 부탄 전통 의복들에서 가져온 아이템 등 동양적인 오브제와 결합한 오버 사이즈 룩이 무척이나 독특해 보입니다.
그럼 갤러라아백화점 웨스트에서 포착한 오버 사이즈 아이템들을 한번 만나볼까요?
KNIT @ VANESSA BRUNO
데님 셔츠와 절묘한 앙상블을 이루고 있는 벌키한 오버사이즈의 니트. 바이올렛 컬러에 광택감이 도는 테크노 패브릭이 더해져 화려한 분위기를 표현했습니다.
COAT @ DKNY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브랜드 DKNY에서는 선명하고 비비드한 핑크 컬러의 오버 사이즈 코트를 선보였네요. 볼류마이징한 실루엣으로 자칫 무거울 수 있는데, 핫 핑크 컬러로 한층 경쾌한 느낌을 표현했습니다.
COAT @ Tsumori Chisato
위트 있는 디자인 감각이 돋보이는 츠모리 치사토에서는 이렇게 독특한 디자인의 오버 사이즈 코트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벌키한 실루엣과 함께 독특한 소매 디자인 눈에 띄네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봉제선 자체가 많지 않은, 평면적인 패턴으로 완성되어서 제대로된 오버 사이즈의 ‘맛’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HOODIE CAPE @ Tsumori Chisato
모자가 부착된 츠모리 치사토의 오버 사이즈 후디 케이프입니다. 클래식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체크 프린트이지만 입체적인 패턴과 다른 소재와의 믹스앤매치로 유니크한 멋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다른 소재로 모자 부분의 챙을 연출한 것이 재치있어 보입니다.
CHECK SHIRTS @ Tsumori Chisato
마치 두 개의 체크 셔츠를 레이어드한 듯한 느낌의 오버 사이즈 셔츠는 역시 츠모리 치사토 제품입니다. 다른 프린트의 체크 셔츠를 앞부분에 레이어드해 입체감 있게 표현했지요. 풍성하고 길이까지 길지만 허리 부분을 조여줄 수 있도록 끈이 부착되어 있어 실루엣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COAT@ Isabel Marant
뉴 프렌치 시크의 선두주자 이자벨 마랑에서는 홈스펀 소재의 벌키한 오버 사이즈 코트를 선보였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미니멀하게 디자인된 아이템이죠. 안에 두꺼운 이너웨어를 껴입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을 풍성한 실루엣이 돋보입니다.
QUILTING JACKET @ Isabel Marant
정교한 스티치가 돋보이는 머스터드 컬러의 이자벨 마랑 가죽 퀼팅 재킷입니다. 풍성한 실루엣에 퀼팅 기법으로 보온성까지 더해주었습니다.
CAPE @ MICHAA
차분하고 세련된 캐멀 컬러의 케이프형 코트는 미샤 제품입니다. 캐멀 컬러와 배색을 이루고 있는 안쪽의 선명한 오렌지 컬러가 보이시죠? 이 아이템은 기특하게도 앞, 뒤를 뒤집어서 연출할 수 있는 리버서블 제품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취향에 따라 캐멀 또는 오렌지 두 가지 컬러로 즐길 수 있는 거죠. 정말 스마트하지 않나요?
COAT @ HANii Y
로맨틱한 아이템이 많은 하니와이에서도 케이프가 결합된 오버 사이즈 코트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제품은 좀 더 독특하게 케이프를 어깨에 얹어놓은 것처럼 레이어드된게 특징이에요. 평범하지 않지만 분명 모던한 기운이 감지되는 아이템! 엣지있는 ‘차도녀’들에게 추천할만 합니다.
KNIT SWEATER @ SISLEY
오버 사이즈 패션을 부담스럽지 않게 즐기려면 풍성한 실루엣의 니트 스웨터를 추천합니다. 시슬리에서 픽업한 오버 사이즈 니트는 그레이 컬러에 소매 부분을 머스터드 컬러로 배색해 경쾌함을 더해주었는데요. 사진처럼 롱 네크리스를 매치하면 심심하지 않은 센스 있는 스타일링이 완성될 것 같습니다.
SWEAT SHIRTS @ SYSTEM
베이비 핑크와 선명한 블루 컬러가 믹스된 스웨트 셔츠 역시 시스템 제품입니다. 발렌시아가의 2012 F/W 컬렉션에서 보았던 스웨트 셔츠와 흡사한 제품입니다. 박시한 실루엣이지만 플레어 스커트나 데님 팬츠 등과 코디해 여성스럽게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뒷 면은 이렇게 핑트 톤으로 배색되어 있어 그야말로 ‘반전 뒤태’를 선사할만한 아이템입니다.
COAT @ SYSTEM
그레이와 캐멀 컬러가 조화를 이룬 시스템의 핸드 메이드 코트입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벌키하지만 그레이 배색을 준 카라와 그레이, 오렌지 포인트의 선을 두른 손목 디테일이 더해져 단조롭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해 주고 있습니다. 두툼한 이너웨어를 입어도 버겁지 않을 풍성한 스트레이트 실루엣의 코트, 눈길을 뗄 수가 없네요.
KNIT OUTER @ HANii Y
그레이와 다크 그린이 조화를 이룬 현란한 패턴의 니트 아우터입니다. 조금 벌키하고 도톰한 버전의 카디건으로 보셔도 무방할 것 같아요. 앞에 여밈 단추가 없지만, 사진의 코디처럼 프린트 티셔츠를 자연스럽게 강조해주면서 레이어드하기 좋은 아이템입니다. 앞쪽 양 사이드에 포켓이 있어 실용적이기도 하네요.
KNIT OUTER @ HANii Y
이 제품들 역시 하니 와이의 니트 아우터인데요. 양 팔에 뽀글뽀글하게 변형된 텍스처의 소재를 매치해 색다른 느낌을 연출했습니다. 캐멀 컬러와 그레이 컬러 버전의 두 가지 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네요. 캐멀 컬러는 좀더 여성스럽고 발랄한 분위기라면 그레이는 차분하고 성숙한 느낌이랄까. 둘 다 시크한 ‘차도녀’를 위한 아이템인 건 분명한 것 같네요.
갤러리아백화점에서 픽업한 오버 사이즈 아이템들, 잘 구경하셨나요? 너무 과해서 실제로 입으면 우스꽝스럽거나 얻어 입은 것처럼 부담스럽다고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웨어러블하고 엣지 있는 아이템들이 많이 출시되어 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갤러리아백화점에서 직접 감상하시고 쇼핑 리스트를 작성해 보시면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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