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갤러리아 센터시티 아트홀 G에서는 특별한 강의가 있었어요. 대한민국 대표 사진작가 조선희씨의 사진 강의가 있었답니다. 여기서 잠깐! 갤러리아 센터시티 아트홀 G가 뭔지 모르실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주 2~3회 센터시티 9층 공연홀에서 콘서트, 뮤지컬, 강의 등이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랍니다. 매주 특별한 분들을 모시고 다양한 공연이 이루어 지지요.
이번 주에는 제가 좋아하는 조선희 작가의 사진 이야기가 있었지요.
내 인생을 바꾼 12장의 사진과 사진 찍는 팁이라는 주제로 열린 강의인데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을 보면서, 조선희 작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답니다. 5시가 되고, 포스 넘치는 모습으로 등장한 그녀의 강의! 지금부터 이야기해 드릴게요+_+
내 인생을 바꾼 12가지! 글자만 봐도 기대가 엄청되는 강의! 아트홀이 어두워지고 등장한 조선희 작가는 첫인상부터 포스가 느껴졌어요. 사진에서 봐왔던 화이트 프레임의 안경을 쓴 모습이 또한 인상적이었지요. 조선희 작가의 인생을 바뀌게 했고, 발전하게 했던 사진들을 보여주며 강의가 시작되었고, 그 과정 중간중간 사진찍는 팁을 알려 주셨어요! 지금부터 사진과 함께 팁도 알려 드릴게요!
조선희씨가 무명시절 처음으로 제대로된 사진일을 맡아서 진행했던 사진이라고 해요. 당시 이정재씨는 이미 유명한 스타였는데, 처음 보는 여자 사진 작가인 조선희씨가 연안부두를 14시간 가량 끌고 다니며 촬영을 했다고 해요. 그래서 탄생한 멋진 사진이지요.
이정재씨의 멋진 외모와 분위기가 사진에 고스란히 느껴지지요. 이정재씨도 멋있지만 이 사진의 분위기를 결정지은 중요한 요소가 있지요.. 바로 소품입니다. 입에 문 시가와 자욱한 담배연기에 가려진 한쪽 눈이 사진을 더욱 멋지게 만들어 줬어요. 이 사진을 찍고 많이 알려지셨다고 해요. 조선희 작가가요!
Tip
사진을 찍을 때 소품을 적극 이용하면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서정주 시인과 아내분의 사진이에요. 원래는 보그지에 들어갈 서정주 시인의 사진을 찍을 의도였는데요. 서정주 시인께서 아내와 사진 한컷을 부탁하셨다고 해요. 그래서 대나무가 아름다운 자택 앞에서 두분의 사진을 찍어 드렸는데요. 12장의 사진 중 이 사진이 보그지에 실린 사진이라고 해요. 서정주 시인의 독사진보다 두분의 닮은 모습이 더 따뜻하고 와닿았던 거지요.
잘 보면 포즈도, 신발도, 미소도 닮은 두 분입니다. 그래서 사진이 재밌게 느껴지고요.
Tip
반복되는 느낌은 사진에 재미를 준다. 표정과 행동, 소품의 반복적인 느낌을 이용해라.
이 사진은 또다른 반복이 들어가서 재밌는 사진이랍니다. 쌍둥이 자매인, 인도 소녀들인데요. 얼굴은 너무 닮았지만 표정과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소녀 때문에 사진이 재미가 있고 느낌있지요!
백남준 선생님의 사진입니다. 조선희 작가가 백남준 선생님의 인터뷰 사진을 찍으러 갔는데, 약속이 되어 있지 않다 하시며 시간을 별도로 내주기 어렵다고 하셨다 해요. 또한 앞으로도 기약할 수 없다고 하셨다 해요. 하지만 백남준 선생님께서 밥먹으러 가는 길인데, 그 과정에 사진을 찍으려면 맘대로 하라고 하셔서 과감히 인사동 한정식집에 따라가서 식사하는 모습을 담아온 사진이라고 하네요. 오히려 더 느낌있는 결과물이 나왔지요. 그녀가 포기하고 다른 날은 기약했다면 선생님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을까요. 늘 과감하고 도전적인 자세가 멋진 사진을 만들었던 거지요. 20대의 열정이 느껴지는 사진입니다.
Tip
과감해져라. 언제나 한발짝 더 다가서라. 그러다 보면 프레임이 보이고 사진이 된다.
역시나 유명한 사진이지요. 정경화씨의 사진입니다. 그녀의 무대가 시작되기 전 인터뷰 사진을 찍으러 분장실에 찾아갔지만, 정경화씨 역시 지금 시간을 내 줄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요. 메이크업하느라 바쁜 정경화씨 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거울에 비친 모습을 찍자고 판단했다고 해요. 그래서 탄생한 사진!. 오히려 더 좋은 느낌의 사진이 나왔지요. 정경화씨가 가진 프로의 모습과 여성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난 매력적인 사진입니다.
Tip
꼭 피사체를 다이렉트로 찍을 필요는 없다, 거울, 물, 유리 등을 이용하면 또 다른 멋진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박지성 선수의 발 사진입니다. 이 당시 우리 축구 대표팀의 사진을 찍기 위한 자리였는데요. 그냥 박지성 선수의 얼굴을 찍어도 되지만, 어린 시절 맨날로 축구를 했다는 박지성 선수의 이야기가 머리 속을 스치면서 발사진을 찍겠다 결심했다고 해요. 물론 박지성 선수는 첨에는 반대했지만 그래도 촬영을 응해줘서 멋진 사진이 나왔답니다. 아무도 이 발이 못생기고 상처투성이라 생각하지 않지요. 박지성 선수가 오늘날 있게 한 데에는 수많은 연습과 노력이 있었기에, 그 영광의 흔적이라고만 생각합니다.
발레리나, 강수진씨의 사진입니다. 리허설 하는 모습이라고 해요. 12번째 리허설이었고, 11번째까지 발레리나에 대한 실망을 안게 된 조선희 작가였는데요. 강수진씨가 걸어 나오는 걸 보고 뼛속부터 발레리나라는 걸 느꼈대요. 뼈밖에 없는 그녀의 마른 등을 보고 발레리나의 강렬한 포스를 느낀 조선희 작가가 찍은 뒷모습 사진이지요. 멋지지 않나요?+_+
Tip
그 사람을 찍을 때 꼭 그 사람의 얼굴을 찍지 않아도 된다. 그 사람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는 포인트를 잡아 내면 멋진 사진이 탄생한다.
기아 체험 당시의 이영애씨 사진이에요. 당시 IMF가 지나고 경제적으로 힘들 당시 어렵게 구한 스튜디오에서 겨우 지내고 있을 때 에디오피아 촬영 제의를 받고, 당시 돈 250만원을 받고 간 곳이지요. 도착은 제대로 했으나, 조선희 작가가 오는 건지 몰랐던 촬영팀이라 조선희 작가는 하루가 넘게 국제 미아 경험을 했다고 해요. 그렇게 고생하고 겨우 건진 사진인데요. 잘 보면 핀이 나가있어요. 핀이 나갔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느낌있는 사진이 만들어졌지요. 당시 이 사진이 갤러리아 명품관 메인에 포스터로 붙어있었는데, 지나가던 지오다노 관계자가 이 사진을 보고 연락이 와서 인연이 되어 현재까지도 지오다노 촬영을 하고 있는 조선희 작가랍니다.
작은 돈을 받고 위험한 곳으로 달려갔지만, 결과적으로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 된거지요.
Tip
사진이 꼭 핀이 맞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고정관념을 버려라
금메달리스트 장미란씨의 사진이에요. 늘 머리를 질끈 묶고 역도 복장을 한 모습만 보다 차분한 긴 생머리에 순박한 미소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귀엽지요. 천진난만한 느낌이 드는 이 사진의 중요한 포인트는 역시 소품이에요. 그녀가 역도 금메달리스트임을 보여주는 금색 왕관과 손에 든 미니어쳐 역도가 포인트지요. 만약 진짜 리얼한 왕관이나 큰 역도였으면 재밌는 사진은 아니었을 거에요. 장난감 같은 소품으로 그녀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해서 재밌는 사진이 된거지요.
볼펜을 들고 찍은 사진을 역도를 따로 찍어 합성했다는 비밀이 있더라고요+_+
Tip
리얼한 사진도 좋지만, 유머가 있는 사진이 더 진정성이 있을 수 있다. 피사체의 컬러를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재밌는 소품을 이용하라.
1시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정신없이 자신의 사진 이야기를 멋지게 풀어내는 조선희 작가의 모습을 보고 진정한 프로는 저런 거구나 느꼈답니다. 호탕한 성격과 말솜씨에 반해버린 시간이지요.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른 내용의 강의도 또 듣고 싶더라고요. 그녀가 알려준 멋진 팁들로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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