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과 시대를 거슬러 고유한 가치를 담은 패션계의 유산이 있습니다. 당신과 평생을 함께할 스타일 메이트, 8가지 클래식 아이템에 관해 소개합니다.
WHITE SHIRT
JIL SANDER 미니멀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여성용 화이트 셔츠
옷 잘 입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화이트 셔츠를 ‘기본 중의 기본’이라 말합니다. ‘칼라와 소매가 달려 있는 상의’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셔츠는 본래 속옷 겸 겉옷으로 입는 튜닉에 가까웠으나 중세 시대에 겉옷과 속옷이 분리되며 리넨으로 만든 셔츠가 나오기 시작했고, 여러 장식이 있던 시기를 지나 마침내 19세기 이후에서야 현재의 깔끔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죠.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브랜드에서 출시되지만 그중 으뜸은 ‘질 샌더’ 아닐까요? 워킹 우먼을 위한 오피스 웨어로 남자의 화이트 셔츠에 여성스런 실루엣과 피트를 가미한 디자인을 최초로 선보인 질 샌더는 최첨단 기법이나 상투적인 섹시함을 내세운 브랜드와는 또 다른 차별점을 보여줍니다. 긴 소매와 날카롭게 각이 진 칼라, 엄격한 테일러링 등 클래식한 남자 셔츠의 피트를 그대로 옮겨 여성의 곡선을 대조적으로 강조한 실루엣이 특히 매력적!
STRIPES
COMME DES GARÇONS HOMME 앙증맞은 하트 무늬가 매력적인 스트라이프 티셔츠
가브리엘 샤넬, 파블로 피카소, 장 폴 고티에, 이름만 들어도 예술적인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스트라이프 애호가였다는 점. 이젠 국민 유니폼이라 불러도 될 만큼 대중적이지만, 이 옷은 원래 프랑스 북부 브르타뉴 지방 어부들의 작업복이었습니다. 물기가 침투하지 못하게 탄탄하게 짠 줄무늬 울 스웨터가 그 시초로, 어부들이 망망대해에서 표류할 경우에 대비해 눈에 잘 띄는 스트라이프 옷을 입었다는 설도 있어요. 그래서 줄무늬에 대해 좀 아는 사람들은 그 지역의 이름을 본떠 ‘브레통 티셔츠’라고 부릅니다. 한 여름의 머린 룩이나 리조트 룩으로 쿨하게 연출해도 좋지만,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영화 <네 멋대로 해라>에 등장한 쇼트 커트의 여배우 진 세버그처럼 스트라이프 티셔츠에 심플한 블랙 시가렛 팬츠, 여기에 화이트 스니커즈를 매치한 프렌치 시크 룩으로 연출하면 더욱 멋스럽습니다.
JEANS
GUCCI 플라워 자수 장식이 포인트인 남성용 데님 팬츠
패션 저널리스트 로랑스 베나임Laurence Benaim은 자신의 저서 <이브 생 로랑>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청바지에는 남녀가 없다. 남자든 여자든, 어떤 계절이 되었든, 어디에 사는 사람이든, 나이가 몇 살이든, 사회 계급이 어떻든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옷이다.” 사실 청바지는 1853년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미국 캘리포니아 금광 광부들을 위해 천막 천으로 만든 작업복이 그 시초입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오염과 손상에 강한 튼튼한 옷으로 여겼으나, 1970년대 말 캘빈 클라인,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다수의 디자이너들이 유니크한 데님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 되기 시작했죠.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입는 옷이란 사실 하나만으로도 청바지는 클래식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WHITE SNEAKERS
ADIDAS ORIGINALS by BEAKER 심플한 테니스화 디자인의 스탠 스미스
스트리트 패션과 놈코어 룩의 유행, 그리고 1990년대를 향한 노스탤지어. 하이엔드와 로우 컬처가 믹스되는 변화 속에 제일 큰 수혜를 본 아이템은 다름 아닌 화이트 스니커즈입니다. 디자이너들은 '편안하면서 멋스러운’ 스타일로 눈을 돌렸고, 어떤 룩과도 ‘드레시’하게 어울리는 운동화, 그중에서도 화이트 스니커즈 찾기에 집중했습니다. 이런 추세와 함께 독보적인 사랑을 받은 아디다스 오리지널스의 스탠 스미스. 아디다스 역사상 최초로 신발의 모든 부분을 가죽으로 만들고, 고유의 3선 로고가 없는 것이 특징으로,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또한 1983년에 기네스북에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린 신발로 등재되기까지! 현재까지 4천만 켤레 이상 판매되었다고 하니 두 말할 필요가 없겠죠.
TWEED JACKET
CHANEL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판타지 트위드 소재의 재킷
가브리엘 샤넬은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우아하고 편안한 옷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의 재킷에서 어깨 패드와 심지를 제거하고 남성 재킷을 변형시킨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영국 출신의 웨스트 민스터 공과의 만남이 지속되면서 샤넬의 패션에는 자연스레 영국적인 느낌이 더해졌고, 스코틀랜드 식 트위드 소재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1954년에 가브리엘 샤넬이 선보인 트위드 재킷은 가히 ‘발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혁신적입니다. 스포티한 디자인의 앞주머니와 브레이드 장식, 단추 구멍이 없는 최초의 로고 단추, 재킷의 라인이 수직으로 떨어지게 고정하는 체인, 그리고 재킷의 내면을 위한 실크 안감까지. 특히 샤넬의 트위드 재킷은 사회적 전통이나 몸을 억압하는 옷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하려는 디자인 정신을 구현한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TRENCH COAT
BALENCIAGA 오프 숄더로도 연출 가능한 트렌치코트
쓸쓸한 가을의 상징과도 같은 트렌치코트는 원래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내리는 영국의 습한 날씨를 견디기 위해 만든, 바람이 잘 통하는 레인코트였습니다. 하지만 토머스 버버리Thomas Burberry가 제1차 세계대전 연합군을 위한 전투용 코트를 의뢰받아 기존의 레인코트 디자인에 여러 디테일을 덧대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변모하기 시작했죠. 코트의 가슴 부위가 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덧단을 대고, 어깨에 견장을 달아 군용 물품을 고정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여기에 손목을 조여주는 버클을 달아 빗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기능이 추가되면서 ‘군인이 몸을 보호하는 참호’라는 의미의 트렌치Trench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전통 트렌치 코트의 색이나 길이, 디테일 등이 조금 달라졌지만 군인을 위한 옷으로 태어난 만큼 특유의 품위와 기품은 여전합니다.
DRIVING SHOES
TOD’S 고미노 페블이 어퍼에도 적용된 소가죽 소재 드라이빙 슈즈
드라이빙 슈즈는 말 그대로 자동차를 운전할 때 신는 신발을 말합니다. 유연한 가죽과 고무 소재 밑창을 사용하고, 뒷굽이 바닥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곡선으로 디자인된 것이 특징입니다. 페달을 안정감 있게 밟을 수 있도록 고안된 신발이지만 토즈의 드라이빙 슈즈 고미노Gommino는 그저 운전하기 좋은 신발이라고만 치부하기엔 제작 공정에 들어가는 정성이 상상 이상입니다. 1950년대 차에서 신는 신발에서 착안한 이 모카신에는 가죽을 자르는 핸드 커팅부터 조각을 꿰매는 과정까지 총 100여 가지 이상의 수작업 단계를 거치기 때문입니다. 고미노의 트레이드마크는 밑창에 100개 이상 부착된 고무페블. 이 장식은 미끄럼 방지에 탁월해 실용적일 뿐 아니라 토즈만의 유니크한 스타일을 완성하는 역할도 톡톡히 해냅니다. 고미노는 매년 새로운 소재와 컬러, 디테일로 출시되어 드라이빙 슈즈의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TARTAN CHECK
GUCCI 타탄 체크 프린트로 클래식 무드를 더한 킬트 스커트
깊은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타탄Tartan은 스트라이프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패턴이죠. 스코틀랜드 고원 지방 사람들의 옷에 이용되는 색깔 있는 격자무늬를 일컫는 타탄 체크는 그 지역 씨족들의 상징으로 사용된 전통 패턴인 동시에 다양한 색채로 제직된 울 직물을 가리킵니다. 특히 스코틀랜드의 남자 민속 의상인 킬트 스커트에 주로 사용했으며, 지금은 유행에 상관없이 다양한 아이템에 꾸준히 적용되고 있습니다. 화학 염료가 등장하면서 색상이 더욱 화려해지고 패턴도 정교해져 현재에는 초기 타탄의 차분한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영국의 전통 컨트리 룩을 연출하고 싶다면 빨강과 파랑, 초록색을 중심으로 한 타탄 체크를, 이보다 더욱 현대적인 느낌을 원한다면 노랑이나 보라 등의 밝은 컬러가 들어간 체크 무늬가 잘 어울립니다.
editor 김서영
photographer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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