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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술 거장, 달리와 뒤샹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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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술을 말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두 명, 살바도르 달리와 마르셀 뒤샹.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두 친구 이야기.

 

 


Salvador Dalí with the Collaboration of Edward James / Lobster Telephone, 1938

Telephone, Steel, Plaster, Rubber, Resin and Paper, 18×30.5×12.5cm

West Dean College, Part of Edward James Foundation Salvador Dalí,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DACS 2017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은 개념 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천재 화가이며, 변기를 작품으로 만든 오브제Fountaion’으로 예술계를 큰 충격에 빠뜨렸던 장본인입니다. 우스꽝스러운 콧수염이 트레이드마크이자랍스터 전화기Lobster Telephone’로 유명한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는 초현실주의 미술의 선구자로, 마르셀 뒤샹과는 양 극점에 놓인 또 다른 천재 예술가죠. 두 사람은 많은 면에서 정반대의 성향을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변기나 랍스터를 얹은 전화기만큼이나 닮은 구석도 있습니다.

 



Marcel Duchamp, The King and Queen Surrounded by Swift Nudes(Verso with Paradise : Adam and Eve), 1912

Oil on Canvas, 126.4×140.3cm

Philadelphia Museum of Art Succession Marcel Duchamp/ADAGP, Paris and DACS, London 2017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이 오랜 친구였다는 사실을 알면 누구나 놀라기 마련. 뒤샹과 달리는 1930년대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초현실주의 예술가 그룹을 통해 만났습니다. 뒤샹은 그룹 모임에 활발하게 참여하지 않았으나 이 모임을 통해 그 누구보다 초현실주의에 심취한 달리와 인연이 닿았습니다. 둘의 우정은 1933년 뒤샹이 현재 달리의 생가로 알려진 포틀리가Portlligat 근처의 작은 어촌 마을인 카다케스Cadaques에 방문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Marcel Duchamp, Fountain, 1917(Replica 1964)

Porcelain, 36×48×61cm

Rome, National Gallery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Photography : ⓐSchiavinotto Giuseppe/ⓐ Succession Marcel Duchamp/ADAGP, Paris and DACS, London 2017

 

1950년대에 들어서는 아예 별장 한 채를 빌려 1968년 숨을 거둘 때까지 매해 여름을 달리와 함께 보냈으며, 작품 활동을 위해 파리와 뉴욕을 오가며 떨어져 있는 동안에도 서로 서신을 주고받으며 따뜻한 우정과 삶에 대한 고뇌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천재’라고 자칭하는 동시에 쇼맨십에 사로잡힌 초현실주의 예술가 달리. 그는 성도착증에 가까울 정도로 기괴한 작품들을 생산하며 악명을 떨치는 동시에 상업적으로 성공한 반면, 뒤샹은 1917레디메이드Readymade’ 오브제들을 선보인 후자기 자신을 풀이하지 않기 위해더 이상의 회화 작업을 거부하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로 합니다. 그러나 자석의 양극 같은 이들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면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달리와 뒤샹은 예술적 견해를 공유하며 둘 다 비상식적이고 충격적인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Marcel Duchamp(Reconstruction by Richard Hamilton), The Bride Stripped Bare by Her Bachelors, Even(The Large Glass), 1915(1965~6 and 1985)

Oil, Lead, Dust and Varnish on Glass in Metal Frame, 277.5×175.9cm

Tate : Presented by William N. Copley through the American Federation of Arts 1975

Photo ⓐ Tate, London, 2017/ⓐSuccession Marcel Duchamp/ADAGP, Paris and DACS, London 2017

 

섹슈얼한 묘사, 불편하리만큼 기괴한 표현법이 이들의 공통점입니다. 결과물의 양상은 상당히 달랐지만 작품 속을 관통하는 본질에서 30여 년의 세월에 걸쳐 그들이 공유한 예술적 사유를 충분히 목도할 수 있죠. 그뿐만이 아니라 공개 석상을 통해 달리는 뒤샹의 작품 나체에 둘러싸인 왕과 왕비The King and Queen Surrounded by Swift Nudes’, 뒤샹은 달리의 작품 마돈나Madonna’를 호평하는 글을 기고해 서로의 작품을 지지하는 발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20세기 최고의 괴짜 예술가 살바도르 달리와 마르셀 뒤샹의 우정을 주제로 한 <Dali/Duchamp> 전시가 2018 1 3일까지 영국 런던의 로열 아카데미Royal Academy of Arts에서 열립니다. 뒤샹과 달리의 극적인 성향과 예술적 아이덴티티의 대조를 주제로 한 섹션, 에로티시즘이라는 공통된 관심사를 통해 탄생한 작품을 선보이는 섹션, 그리고 시공간, 에너지와 중력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다룬 두 사람의 대표작들을 선보이는 섹션으로 이뤄진 대규모 합동 전시이죠. 특히성적 묘사 수위가 높은 작품들에 유의하라는 안내 메시지까지 등장한 두 번째 섹션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전시는 조소 작품과레디메이드오브제, 사진과 드로잉, 그리고 영상 등 8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완전히 다른 두 천재 예술가의 삶과 영혼을 연결해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이번 겨울 런던에 방문한다면, 놓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에요.

 


editor 천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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