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데이 시즌의 원 포인트, 리틀 블랙 드레스LBD. 우아하게, 때론 시크하게 LBD를 소화한 시대의 패션 아이콘을 짚어봅니다.
모임과 파티가 끊이지 않는 홀리데이 시즌. 격식 있는 자리건 화려한 파티장이건 언제나 근사한 스타일을 유지하고 싶지만 매번 다른 옷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때 맹활약을 펼치는 게 리틀 블랙 드레스입니다. 이름처럼 치렁치렁한 밑단을 잘라 드레스의 불편함을 없애고, 어떤 상황에서나 무난하게 어울리는 블랙 컬러인 것이 특징. 트렌치코트와 화이트 셔츠가 그래왔듯 리틀 블랙 드레스는 그 약자인 ‘LBD’로 불리며 유행과 상관없는 클래식 아이템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았습니다. 그 배경엔 패션사를 빛낸 눈부신 아이콘들의 활약이 있었죠. 하나씩 살펴 볼까요?
LBD의 시작은 1926년에 샤넬이 발표한 컬렉션. 그녀는 트위드 재킷과 마찬가지로 직선 실루엣으로 재단한 단순한 디자인의 LBD를 공개했는데, 불필요한 라인을 제거함으로써 여성복에 활동성을 부여했습니다. 또 남성복이나 상복을 위한 컬러로만 여겨졌던 블랙을 여성복에 도입하고, 장식성을 배제해 옷으로 성별과 계급을 판단하던 고정관념까지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LBD의 눈부신 순간은 이게 다가 아닙니다. 이후 마돈나, 신디 크로포드, 케이트 모스 등 당대의 패션 아이콘은 저마다 취향을 반영한 LBD를 즐겨 입었고, 이는 현재의 패션 아이콘에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샤넬의 LBD가 불편하고 호화스럽던 드레스에 실용성을 부여했다면, 1961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속 오드리 헵번의 LBD는 어떤 파티 룩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우아함을 선사했습니다. 지방시의 새틴 드레스를 입고 티파니 매장 쇼윈도를 지켜보는 오드리 헵번의 모습은 그녀를 영원한 LBD의 상징으로 군림하게 만들었습니다. 1960년대부터 2017년을 앞둔 지금까지. 시대별 LBD 스타일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우아함의 정석
1961 오드리 헵번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배경은 ‘라인의 시대’인 1940년대 입니다. 이에 맞춰 그녀의 LBD는 허리를 강조하고 목선을 드러내 여성의 보디라인을 우아하게 표현했고, 진주 목걸이와 매치한 그녀의 LBD 스타일은 정석으로 남았습니다. 2015 빅토리아 베컴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의 디자이너로 수년째 활동 중인 그녀는 LBD로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했습니다. 런웨이에서 늘 LBD 를 입고 박수에 화답하는 그녀에게선 차갑고 시크한 셀럽이 아닌 우아하고 진중한 디자이너의 면모가 엿보이죠.
때론 관능적으로
1989 신디 크로포드 깡마른 체구와 생기 없는 얼굴이 익숙하던 모델계에 섹시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등장한 신디 크로포드. 풍성한 웨이브 헤어와 짙은 레드 립이 기억에 선한 그녀의 사진 한 컷은 LBD 스타일에 글래머러스한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2016 킴 카다시안 그녀의 스타일은 다소 과하지만, 늘 다음 행보를 궁금하게 만듭니다. 모두를 놀라게 했던 니트 드레스 룩도 마찬가지. 육감적인 몸매를 여과 없이 드러낸 그녀의 ‘네이키드’ LBD를 능가할 다음 스타일은 무엇일지 기대를 모읍니다.
파격의 상징
1985 마돈나 그녀가 시상식 때 선택한 가죽 드레스는 LBD의 영역을 한 층 확대했습니다. 몸에 착 달라붙는 가죽 슬립 드레스에 겹겹이 더한 체인 액세서리는 반항적인 80년대 펑크 문화를 반영하며 늘 점잖을 것 같았던 LBD에 파격을 선사했습니다. 2016 리한나 기괴하리만큼 큰 사이즈, 전혀 어울리지 않는 요소의 믹스 매치 등 범상치 않은 스타일로 패션 아이콘 자리를 꿰찬 리한나. 스포티브한 드레스와 극단적인 사이하이 부츠로 연출한 LBD 스타일은 마돈나가 보여준 파격과 닮아 있습니다.
언제나 시크하게
1990~ 케이트 모스 미니멀리즘의 전성기였던 90년대. 케이트 모스는 아슬아슬한 슬립 드레스를 파티웨어 반열에 올렸고, 이러한 LBD 스타일은 현재진행형입니다. 공통점은 정숙함과 섹시함을 오가는 스타일링. 슬립 디자인, 튜브톱 등 몸매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LBD를 선택하되, 반드시 아우터를 걸치고 스틸레토 힐을 매치해 날렵함을 더하는 것. 이 시그너처 스타일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녀의 파티웨어로 자리를 지켜왔듯,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될 모던한 스타일입니다.
editor 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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