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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칠 수 없는 하와이 대자연의 로맨틱 모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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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ANTIC HOLIDAY IN HAWAII

하와이는 6개의 섬으로 이뤄진 파라다이스다. 어느 섬에서나 자연은 광활하고 바다는 푸르렀으며, 사람들은 웃는 얼굴로 “알로하!” 하며 말을 걸어왔다. 매 순간 뜻밖에 즐거움이 가득한 여정이었다.

writer & photographer 우지경

 

화산섬을 찾아 떠난 여정 , 빅아일랜드

남다른 하와이를 만나고 싶어 호놀룰루 국제공항에서 이웃 섬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목적지는 하와이에서도 대자연의 신비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빅아일랜드Big Island로, 그곳은 이름 그대로 하와이 제도 중 가장 큰 섬이다. 면적이 제주도의 8배에 달할 뿐 아니라 화산섬으로 유명하다. 코할라Kohala, 마우나케아Mauna Kea, 후알랄라이Hualalai, 마우나로아Mauna Loa, 킬라우에아Kilauea 5개 화산이 분출한 용암과 화산재가 오랜 세월 켜켜이 쌓여 빅아일랜드라는 섬을 이루었다. 화산뿐 아니라 코나 커피와 마카다미아 너트의 원산지이자 매년 10월 철인 3종 경기인 ‘아이언맨’이 열리는 곳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빅아일랜드의 힐로 국제공항(Hilo International Airport)에 발을 내딛자 어디선가 기타 선율이 들려왔다. 여행자들을 환영하는 음악 연주와 훌라 댄서의 춤에 발걸음이 경쾌해졌다.

 

빅아일랜드  길 위에서 만난 철인  3종 경기 ‘아이언맨’의  참가자들

공항을 벗어나 새들 로드를 달리는 길, 검은 용암지대로 뒤덮인 황량한 대지가 양옆에 펼쳐졌다. 마치 다른 행성에 불시착한 것만 같은 기분에 넋을 잃고 바라보는데,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차창 밖을 스치며 여기가 지구임을 일깨워주었다.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빅아일랜드에 온 선수들이었다. 

 

야자수 너머로 바다가 일렁이는 페어몬트 오키드 하와이 리조트의 수영장 전경

검은 대지의 기운과 활화산 같은 철인의 에너지를 받으며 코할라 코스트에 도착하자 ‘하와이’ 하면 꿈꿔왔던 모습 그대로 페어몬트 오키드, 하와이 리조트Fairmont Orchid, Hawaii Resort가 신기루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야자수와 몬스테라, 알로카시아가 무성한 열대 정원 너머 야트막한 건물이 고개를 내밀었고, 계단식 수영장 너머로 포아 베이auoa Bay가 일렁였다. 객실에 짐을 풀고 테라스로 나서자 정원 너머에 무지개가 걸려 있었다. 한낮의 열기가 물러갈 무렵 리조트 산책에 나섰다. 야자수 잎사귀는 바람에 살랑였고, 잔잔한 바다는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반짝였다. 해변엔 거북이 두 마리가 가만히 잠을 청하고 있었다. 이곳에선 거북이를 만나는 일이 그저 평범한 일상인 듯했다. 

 

페어몬트 오키드 해안로를 따라 놓인 선베드

저녁이 다가오자 하와이안 셔츠와 원피스를 차려입은 커플들이 해안가 레스토랑, 브라운 비치 하우스 레스토랑Brown Beach House Restaurant으로 모여들었다. 트로피컬 칵테일을 한 잔씩 손에 들고 홀짝이는 사이 눈앞으로 일몰 극장이 상영되었다. 노을은 저마다 특별한 오늘을 기념하는 사람들의 어깨 위로 공평하게 내려앉았다. 선셋의 에너지를 받아서일까? 저녁 식사 후 노곤한 줄도 모르고 24시간 오픈하는 수영장에 뛰어들었다. 물에 몸을 띄운 채 별을 바라보는 고요한 밤의 수영은 뜻밖에 기쁨이었다. 

 

가을은 코나 커피 농장의 커피 열매가 빨갛게 익어가는 계절이다

이튿날 오전 커피 열매가 빨갛게 익어가는 코나 커피 농장 몇 곳을 둘러보았다. 커피 농장이 고산지대에 자리하다 보니 가는 곳마다 커피나무 너머로 오션 뷰 전망이 선물처럼 펼쳐졌다. 그 덕에 하와이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코나 커피를 음미하는 호사를 누렸다. 

 

헬기에서 내려다본 빅아일랜드 화산의 경이로운 풍경

오후엔 상공에서 화산을 둘러보기 위해 블루 하와이안 헬기 투어에 나섰다. 기장 웨슬리가 모는 헬기에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1983년 이래 끊임없이 분화하는 킬라우에아 화산 풍경이 발 아래 드라마틱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살아 있는 화산에서 스팀을 분출하는 모습이 마치 태곳적 신비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워싱턴에서 하와이로 허니문을 왔다는 커플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가라는 기장 웨슬리의 제안에 따라 상공에서 서로에게 사랑을 맹세했다. “I Love You!”라는 달콤한 외침이 울리는 헬기 아래 하마쿠아Hamakua 연안의 해안선과 폭포의 숨막히는 비경이 아이맥스 영화처럼 펼쳐졌다.

 

거북이와 함께한 휴가, 마우이

클리프 하우스에서 바라본 몬타지 카팔루아 베이 전경

완벽한 휴식을 찾아 마우이Maui행 비행기에 올랐다. 빅아일랜드에서 30분 남짓이면 도착하는 마우이의 별명은 ‘계곡의 섬’이다. 마우이에 다다르자 별명처럼 해안을 따라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굽이굽이 이어졌다. 자동차로 달리면 푸른빛으로 찰랑이는 바다를 두 눈 가득 담을 수 있는 해안도로였다. 

 

리조트에 머무는 동안 호젓하게 누릴 수 있는 카팔루아 베이

마우이의 북서쪽 해안은 과거 하와이 왕족의 휴가지였고, 지금은 몬타지 카팔루아 베이Montage Kapaula Bay를 비롯한 초호화 리조트가 자리하고 있다.

 

해 질 녁, 라군식 웅장한 수영장과 몬타지 카팔루아 베이 메인 건물의 아름다운 풍경
용암석 절벽 위에 지은 클리프 하우스

몬타지 카팔루아 베이는 계단식으로 이어지는 라군식 수영장, 용암석 절벽 위에 지은 클리프 하우스Cliff House가 딸린 5성급 스파를 갖춘 웅장한 레지던스형 리조트다. 무엇보다 카팔루아 베이를 감싸 안고 있어 청정한 해변을 호젓하게 누릴 수 있다. 몬타지 카팔루아 베이에 머무는 동안 매일 테라스에서 일출을 맞이하고 일몰을 바라봤다.

 

카팔루아 베이에서 스노클링을 하며 만난 거북이

스노클링 장비를 갖추고 카팔루아 베이의 푸른 바다로 풍덩 뛰어들기도 했다. 잔잔한 파도를 따라 헤엄치다 보니 깊은 바다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바닷속엔 거북이들이 유영하고 있었다. 하와이의 철저한 거북이 보호법에 위로 물러섰는데 거북이가 다가왔다. 거북이는 내 옆을 지나쳐 유유히 수면 위로 올라가 호흡했다. 난생처음 보는 신비스러운 광경이었다. 거북이와 조우한 후엔 스파를 즐겼다. 몬타지 카팔루아 베이 산책로 끝자락에 위치한 스파는 인피니티 풀장 폭포가 있는 사우나를 갖추고 있었다. 야외 독채 스파에서 파도처럼 리드미컬한 하와이 전통 마사지 ‘로미로미Romiromi’를 받고 풀장에 앉아 온몸으로 하와이의 햇살과 바람을 느꼈다. 그야말로 완벽한 휴식이었다.

 

몰로키니섬으로 스노클링을 떠나는 요트

 마우이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기 좋은 또 다른 스폿은 몰로키니Molokini다. 그곳은 분화구가 바다에 가라앉아 만들어진 초승달 모양의 작은 섬으로 ‘몰로키니 스노클링 & 세일링 투어’로 다녀왔다. 말루아카 비치Maluaka Beach에서 출발한 요트가 섬을 향해 가는 동안 바다를 바라보며 아침 식사를 맛보았다. 풍덩, 바다의 품에 뛰어들어 색색의 물고기들을 만나고 요트에 오니 선상에 또 다른 아침 식사가 준비돼 있었다. 출렁이는 파도를 보며 두 번째 아침 식사를 즐기는 사이 요트는 마케나Makena 랜딩에 도착해 그곳에서 또 다른 거북이를 만났다.마우이의 바닷속에서 나는 바다의 색감과 거북이의 움직임에 반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헤엄치고 또 헤엄쳤다.

 

눈부신 와이키키 해변의 에너지, 오아후

갑판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와이키키의 선셋을 즐기는 커플

대자연 속을 누비다 번화한 도시가 그리워질 즈음 오아후O’ahu에 당도했다. 눈부시게 빛나는 와이키키 해변에서 어떤 이는 태닝, 어떤 이는 수영, 또 어떤 이는 서핑을 하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변을 즐기고 있었다. 와이키키의 활기를 한껏 즐기고 싶어 걸어서 2분이면 해변으로 뛰어들 수 있는 알로힐라니 리조트 와이키키 비치 호텔Alohilani Resort Waikiki Beach Hotel에 짐을 풀었다.

 

창문 너머 다이아몬드 헤드 전망이 작품처럼 펼쳐진 알로힐라니 리조트 와이키키 비치 호텔의 객실
알로힐라니 리조트 와이키키 비치 호텔의 수영장 전경

로비에 들어서자 반기는 초대형 수족관 덕에 체크인까지 남은 시간마저 즐거웠다. 객실에 들어서자 다이아몬드 헤드를 향해 난 발코니가 눈길을 끌었다. 온종일 발코니에 앉아 있어도 지루하지 않을 풍경이었다. 하와이의 푸른 하늘과 이어진 것 같은 인피니티 풀에 몸을 담그고 있다가 해변을 거닐기도 하고, 와이키키 해안을 따라 형성된 칼라카우아 애비뉴Kalakaua Avenue에서 아이쇼핑을 했다. 본격적인 쇼핑은 와이키키 중심의 알라모아나 센터Ala Moana Center에서 즐겼다.

 

알라모아나 센터는 하와이 쇼핑의 성지로 꼽힌다

이곳은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 메이시스Macy’s, 블루밍데일스Bloomingdales, 노드스트롬Nordstrom의 4개 백화점과 340여 개 매장을 갖춘 대형 복합쇼핑몰이다. 샤넬, 생 로랑, 루이 비통, 구찌, 티파니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매장은 물론 바나나 리퍼블릭, 갭, 아메리칸 이글 같은 캐주얼 브랜드와 토리 리차드 같은 하와이안 로컬 브랜드 매장까지 다양하게 입점해 있다. 한마디로 알라모아나 센터는 여행자가 찾는 모든 게 있는 쇼핑몰이다.

 

블루 하와이의 스타 오브 호놀룰루 선셋 디너 크루즈를 즐기며 마주한 망고 빛 노을

하와이에서 맞는 마지막 저녁, 훌라 댄서들의 환영 인사를 받으며 ‘스타 오브 호놀룰루’에 올랐다. 하와이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스타 오브 호놀룰루는 식사를 즐기며 선셋을 맞이할 수 있는 디너 크루즈다. 웰컴 드링크와 애피타이저를 맛보는 사이 배는 와이키키에서 멀어져 갔다. 칵테일 한잔을 들고 선상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해변에서 맞는 석양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갑판에 기대 파파야 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선셋을 눈에 가득 담고 자리로 돌아오니 테이블에 랍스터가 올라왔다. 랍스터 다음은 스테이크와 디저트. 시간이 갈수록 크루즈선은 라이브 밴드 공연 열기로 달아올랐고, 와이키키의 로맨틱한 밤은 깊어만 갔다.

<더 갤러리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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