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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패션 유행 예감! 후디 쓰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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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복으로 시작되어 유스 컬처와 반항의 상징을 거쳐 하이엔드 패션의 슈퍼 히어로로 신분 상승한 후디. 힙합이나 운동 선수들의 강한 느낌을 대변했던 후디 패션이 패션계에서 그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어요. 쓱 후드를 쓰는 것만으로도 무심한 듯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배가시킬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시크할 수 있을까요? 올 가을 트렌디 아이템으로 떠오른 후디의 시작부터 트렌디함을 더해 멋스럽게 즐기는 법까지 후디의 다양한 매력을 소개할게요. 올 가을 우리 함께 후드 쓰는 여자가 되어봐요! 


2015 F/W 시즌, 디자이너 뎀나 즈바살리아가 파리 패션 위크의 신예로 떠오르며, 비상식적으로 긴 소매의 베트멍 후디가 스트리트 패션 신을 휩쓸 때만 해도 그저 특이한 디자인에 열광하는 패션 피플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후드가 약 1년이 지난 지금, 이 심상치 않은 지각변동을 눈치챈 디자이너들이 애슬레저와 1990년대 노스텔지어를 투영한 대표 아이템으로 후디를 내세우기 시작했어요.
반소매 후디와 롱 슬리브 톱을 레이어드한 베트멍, 롱 드레스 위에 후디를 겹쳐 입은 알렉산더 왕, 발목까지 내려오는 롱 후디 점퍼를 선보인 퍼블릭 스쿨 등 요즘 제일 핫한 디자이너 레 이블에서도 후드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는데요.  올 초, 파리 패션 위크에서 펑키한 스트리트 웨어로 성공적인 F/W 컬렉션을 선보인 키미제이 디자이너 김희진 역시 같은 시각으로 후디를 만들었어요. “작년에 유행했던 놈코어 룩의 연장이라고 생각해요. 요즘 트렌드는 자꾸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잖아요. 그중에서도 90년대의 무드를 디테일하게 재현하는 것 같아요.” 단체 유니폼이나 방과후 학생들의 옷쯤으로 여겼던 후디가 콧대 높은 패션 계의 러브 콜을 받게 될 줄이야!'


테크니컬 운동복에서 반항의 상징으로


지금은 누구나 부담 없이 입지만, 후디는 알고 보면 역사가 꽤 오래된 기능성 옷이라고 해요. 그 시작은 1930년대 뉴욕 로체스터, 미국의 대표적인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챔피언Champion’의 옷을 만드는 스웨터 공장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초기 챔피언은 훈련 전후 운동선수의 몸을 따뜻하게 하는 스웨트셔츠를 만들어왔다고 해요. 공장에서 일하던 페인블룸Feinbloom 형제가 이 옷의 체온 유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존의 크루넥 디자인에 신축성 있는 리브 조직 소매와 허리 밴드, 지퍼로 분리할 수 있는 후드를 달아 오늘날의 후디를 만들었단 사실!

챔피언의 후디는 본래 스포츠웨어임에도 불구하고 1950~60년대 여대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음은 물론, 기능성이 뛰어나 겨울철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방한복으로 애용되었는데요. 힙합 문화가 번성한 1970~80년대가 되면서 비로소 후디는 지금의 스트리트 웨어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죠. 어디서든 자유롭게 춤을 추는 비보이와 주차장과 지하철역 등에 몰래 그림을 그리는 그래피티 아티스트, 스케이트를 타기 위해 금지된 장소에 들어가는 스케이트보더가 자신의 신분을 감추기 위한 옷으로 후디를 선택하면서 자연스레 길거리의 유스 컬처와 결합하게 된 것. (이 유행을 받아들인 타미 힐피거와 랄프 로렌은 프레피 룩으로 후디를 재해석하기도 했어요. 길거리 문화를 선두하는 아티스트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챔피언의 로고와 배지는 힙합 스타일의 대명사가 되었고, 후디는 패션 용어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어요. 마침내, 운동복 신분을 벗어던지고 스타일리시한 힙스터의 옷으로 탈바꿈한 것이죠. 하지만 달콤했던 순간도 잠시, 사회를 비판하는 갱스터 랩이 90년대 힙합의 새로운 얼굴이 되면서 부정적이고 반항기 넘치는 래퍼들이 범죄와 폭력 사건에 연루되기 시작해 언론은 이들을 비판했고 자연스레 그들이 즐겨 입던 후디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어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행 청소년들이 범죄를 저지를 때 신분을 숨기는 옷으로 변질되면서 후디는 범죄와 반항의 상징이 되었어요. 이렇듯 스트리트 컬처의 사회적 흐름에 따라 다사다난한 시간을 함께 보낸후디는 21세기 들어 부정적 이미지가 희석되고 나서야 다시 런웨이에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어반 컬처가 풍요로웠던 과거의 시간을 패션계에 소환해주는 동시에 한층 고급스러진 자태로!


스트리트로 돌아온 후디

그렇다면 우리 곁으로 화려하게 귀환한 후디를 올가을 어떻게 입어야 할까요? 프렌치 <보그>가 뽑은 2016 F/W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럭셔리 컴포트Luxury Comfort’다. 이 단어는 올가을 후디 트렌드와 일맥상통하는데요. 편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연출하는 후디 스타일링의 핵심은 다름 아닌 반전 미학에 있답니다. 이 말인즉슨, 데님 팬츠, 스니커즈, 백팩 등 후디와 비슷한 무드를 가진 아이템은 피하고 우아함과 여성미를 갖춘 아이템을 더하라는 뜻이예요. 우선 푸마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디자이너 데뷔 신고식을 치른 슈퍼 팝스타 리한나를 살펴보면 런웨이에 피날레 인사를 하러 나온 그녀는 본인의 몸보다 약 1.5배는 커 보이는 오버사이즈 후디에 레이스업 스니커즈 힐을 신은 모습이었다. 오픈한 지퍼 사이로 보이는 타투와 화려한 주얼리 레이어링이 어우러진 완벽한 하이엔드 스포티룩을 연출한 것이죠.이보다 웨어러블한 스타일링 법을 찾는다면 스트리트 패션 퀸 키아라 페라그니의 스타일이 좋은 예다. 심플한 단색 후디와 데님 스커트에 웨스턴 부츠를 매치한 바이커 룩, 빅 후디와 타이트한 사이하이 부츠 조합의 올 블랙 룩은 가을이 오면 바로 리얼웨이에서 시도해봐도 좋을 듯해요. 장난꾸러기 같은 90년대 쿨 키즈 분위기를 최대한 누르고 싶다면 모델 한느 개비처럼 플라워 프린트 드레스 위에 오버사이즈 후디를 입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후디는 본래 기능성 스포츠웨어라 보온성이 웬만한 아우터 못지않아요. 마지막으로 후디를 입었을 때 올바른 애티튜드는? “후디를 연출할 때 후드를 쓰면 당신의 모든 것이 위로 올라갈 거예요. 그 행위 자체만으로 당신의 태도에 자신감이 붙거든요.” 디자이너 뎀나 즈바살리아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 한 것처럼 후디 스타일링의 화룡점정은 바로 후드를 쓰는 쿨한 애티튜드에 있어요. 후드를 써 자신을 가리는 행동이 스트리트에선 오히려 자신을 드러내는 하나의 장치가 될 테니까.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올가을 후드를 써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은가요?



Editor 김서영 
Photo  GETTY IMAGES , SPLASH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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