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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NOTE, 찬란한 안달루시아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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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여행의 꽃’이라 불리는 안달루시아에 다녀왔습니다. 축제로 봄을 맞는 세비야, 꽃의 도시 코르도바, 헤밍웨이가 사랑한 절벽 마을 론다, 이슬람 마지막 왕조가 남긴 궁이 있는 그라나다까지! 오렌지 꽃향기가 번지는 이들 도시에서 눈부신 봄을 만끽했던 여행, 안달루시아를 소개합니다.




축제로 물든 세비야의 봄

세비야의 열정은 플라멩코리듬을 타고 흐릅니다. 플라멩코의 본 고장답게 박물관을 비롯해 로스 가요스, 엘 아레날El 등 이름난 공연장까지 도시 곳곳에서 플라멩코를 느낄 수 있습니다. 구시가 골목 안 상점에서 파는 기념품들도 온통 플라멩코 드레스, 머리핀, 부채, 인형이라는 점세비야의 화려함은 4월 축제 때 절정을 이루는데요. 매해 부활절 2주 후 월요일 자정부터 일요일 자정까지 열리는 페리아 데 아브릴은 그야말로 봄을 만끽하는 축제이니 참고하세요!


과달키비르 강 옆 광장에 가설 천막인 카세타 300여 채가 들어서고, 사람들은 그곳에서 플라멩코를 추거나 와인과 탄산음료를 섞은 레부히토 잔을 부딪치며 봄날을 즐긴답니다. 워낙 규모가 크고 화려해 3월 중순 발렌시아에서 열리는 불의 축제, 7월 초부터 중순까지 열리는 팜플로나의 산 페르민 소몰이 축제와 더불어 스페인 3대 축제로 불린답니다.


세비야 사람들의 열정이 낳은 것은 이뿐만이 아니에요!.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항해를 떠난 곳도 바로 세비야입니다. 세비야에서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 세비야 대성당을 들려보세요. 100년에 걸쳐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으로 개축한 곳이랍니다. 세비야 대성당 안에는 콜럼버스의 무덤이 안치되어있는데 관 위에 놓인 콜럼버스 조각상의 오른발을 만지면 세비야에 다시 오게 된다는 얘기가 전해져 온다고 해요. 속는 셈 치고 조각상의 오른발을 매만지며 소원을 빌고 오는 건 어떠실까요?  




RECOMMEND 코르도바 파티오 거리

(위 이미지) 봄꽃에 흠뻑 취하고 싶다면 메스키타에서 도보 10분 거리인 파티오 거리를 추천합니다파티오는 ‘ㅁ’자 구조의 집을 짓고 중정을 꾸미는 안달루시아식 주택의 안뜰입니다. 코르도바의 파티오 거리는 13세기에 조성됐는데, 온 벽을 꽃으로 장식한 집들이 인상적이랍니다. 매년 5월엔 꽃으로 누가 더 예쁘게 파티오를 꾸몄는지를 겨루는 코르도바 파티오 축제가 열리는데 따로 입장료는 없으니 시간이 맞다면 방문해보세요. 


전망 좋은 레스토랑, 카르멘 드 아벤 후메야

(아래 이미지) 알바이신 언덕 위 정원과 분수가 아름다운 11세기 아랍인의 저택 안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야외 테라스는 말할 것도 없고, 실내에서도 알람브라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 곳. 프랑스 출신 셰프가 현대적으로 해석한 안달루시아 전통 요리를 선보이는데, 뭘 먹어도 엄지를 치켜들게 하는 맛이랍니다.




꽃의 도시, 코르도바

코르도바는 페니키아어로 ‘풍요롭고 귀한 도시’란 뜻의 ‘카르투바’에서 유래한 지명입니다. 이 도시가 누렸던 과거의 영화를 짐작이 됩니다. 먼저 856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진 메스키타 사원으로 향했습니다메스키타는 784년 코르도바가 칼리프 왕국의 수도였을 때 지은 이슬람 사원으로 961년, 987년 세 차례 증축해 2만5천 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가 됐었습니다. 이후 13세기 스페인 국토 회복 운동 시 일부가 허물어졌고, 카를로스 5세 성당으로 개축하며 가톨릭과 이슬람교가 공존하는 사원으로 거듭났습니다메스키타 안 ‘용서의 문’과 오렌지 정원을 지나자 856개의 기둥이 빨간색과 흰색 줄무늬의 말발굽 모양 아치를 떠받치고 있는 사원이 보이는데요. 메스키타 옆 골목 안쪽엔 회칠한 하얀 집들이 모여 있는데, 이슬람 시절 유대인들이 살았던 ‘유대인 지구’입니다. 미로처럼 얽힌 골목 안 흰 벽에 걸린 푸른 화분마다 붉은 꽃이 활짝 피어 걷기만 해도 꽃향기를 맡아보세요. 상쾌해진 걸음으로 작은 꽃길 끝에서 뒤를 돌아보세요. 메스키타의 첨탑이 삐죽 고개를 내밀며 인사를 건네줄 거예요.




알람브라의 추억이 깃든 그라나다

“그라나다를 잃는 것보다 알람브라를 다시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 슬프다.” 1492년 그라나다가 함락되며 물러난 나스리 왕국의 보압딜  왕이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수백 년 동안 빼앗긴 영토를 되찾은 이사벨라 여왕과 페르난도 왕도 차마 이슬람 마지막 왕조가 남긴 알람브라 궁전을 허물진 못했다고합니다세월이 흐른 지금, 수많은 여행객들이 알람브라를 보기 위해 그라나다를 찾고있습니다직접 알람브라를 거닐어보니 그 마음이 이해가 가고도 남는 장소. 카펫 문양처럼 섬세하게 조각한 벽, 화려한 색채가 절묘한 조화를 이룬 타일, 가녀린 기둥과 물결치는 아치 등 아름다움의 향연이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그 공간을 채우는 빛과 공기, 그리고 그 옆을 채우는 영롱한 물소리가 신비로움을 더해주는 알람브라!



연인과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론다

론다를 ‘연인과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기 가장 좋은 곳’ 이라던 소설가 헤밍웨이. 아찔한 절벽 마을 론다에 낭만을 더하는 존재는 120m 깊이의 타호 협곡에 세워진 누에보 다리입니다. 론다에 봄이 오면 ‘명랑, 쾌활’이란 꽃말을 품은 노란 유채꽃이 누에보 다리 밑 협곡으로 가는 길에 흐드러지게 피어납니다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얹혀 있는 하얀 집들이 마치 날개인 듯 보이는데, 이 다리 밑의 물줄기는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전경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이 누에보 다리를 건너 헤밍웨이의 산책로를 걸어보세요산책로 끝에는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투우장이 단단하게 서 있었습니다.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으로, 스페인의 투우장 중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지금도 이따금 경기가 열리면 6천 석 규모의 관중석이 가득 찬다고 하니, 시간이 된다면 방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writer 우지경(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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