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화가 박서보
영겁의 수행 선 하나를 더 그어 내리기 위해 어제와 다름없이 캔버스 앞에 우뚝 선 화가 박서보의 오늘 “변하면 추락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으면 또한 추락한다.” 이는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단색화 운동의 선구자인 화가 박서보의 말입니다. “미리 마련해둔 내 묘자리에 이 말이 새겨질 것”이라며 영면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음을 무덤덤하게 얘기하던 화가는 문득, “그러나 나는 평생을 변화하면서 추락한 일이 없었다”고, 마치 점을 찍듯 명징하게 말했습니다. 변하지 않되 끊임없이 변화해야만 추락하지 않는다고.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명확히 구분 지어진, 완전히 다른 두 세기에 걸쳐진 그의 삶엔 지난하면서도 격동했던 한국의 근현대사가 모조리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는 변하지 않는동시에 완전히 새롭게 변해야..
LIFE
2019. 5. 10. 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