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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F/W를 이끌 주목할만한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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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YOU MUST KNOW in 2019 F/W


다가오는 F/W 시즌을 이끌 주목할 만한 키워드는 무엇일까



지난 2월 별세한 칼 라거펠트. 샤넬과 펜디의 오랜 수장으로서 그가 남긴 마지막 유산은 이번 F/W 컬렉션입니다. 샤넬은 하얀 설원 위 체크 패턴의 트위드 룩을, 펜디는 아카이브에서 튀어나온 듯 클래식한 여인들을 줄 세웠죠. 고유의 색깔을 지킨 두 하우스의 접점은 일평생 브랜드를 이끌어온 칼에게 가장 어울리는 마무리가 아닐수 없는데요. 동시에 두 브랜드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건 당연지사. 그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샤넬의 버지니 비아르와 펜디의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가 배턴을 이어받은 가운데, 다음 시즌의 분위기는 과연 칼을 닮았을지, 혹은 변신을 감행할런지 두고 볼 일이겠네요. 



유서 깊은 다음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잘 데려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덕에 다시금 전성기를 맛보는 중이라는 점입니다. 보테가 베네타를 맡은 다니엘 리의 혜성 같은 등장과 성적은 괄목할 만하죠. 올해로 서른 셋인 그는 마르지엘라와 발렌시아가, 셀린느에서 내공을 쌓았지만 ‘스타’ 디자이너와는 거리가 멀었답니다. 하지만 이직 후 선보인 첫 번째 컬렉션, 2019 프리폴 시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다양한 의구심을 해소시켰죠. 연이은 F/W 컬렉션, 자신의 곱절에 가까운 나이를 지닌 하우스의 유산을 재해석한 백은 론칭 전부터 어마어마한 관심을 받았고, 입고 싶은 옷이 가득한 RTW는 예전의 셀린느를 그리워하던 여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피는 중 입니다. 리카르도 티시는 버버리 역사에 새 장을 쓰고 있는데요. 부임 직후 브랜드 서체를 변경한 것을 필두로, 창립자 토마스 버버리의 이니셜을 본뜬 ‘TB’ 로고를 내세워 하우스의 핫한 도약을 이뤘죠. 트렌치코트 수십 벌을 무대에 올리며 버버리의 상징에 경의를 표한 S/S 시즌을 시작으로 밤비 등 자신이 애정하는 모티브를 녹여내며 합을 맞추고 있습니다. 한편, 셀럽 못지않은 영향력으로 스트리트 트렌드를 이끄는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는 루이 비통 남성 파트 부임 후 ‘힙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S/S 시즌 캠페인 비주얼에서 인종과 성별의 경계를 허문 그의 행보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담은 주얼리 컬렉션 론칭으로 이어지며 패션계 곳곳에 큰 울림을 주고 있죠.



합리적인 가격대와 참신한 디자인으로 ‘직구족’을 사로잡은 신생 브랜드. 불과 몇 년 사이 수많은 마니아를 거느렸으니, 한시라도 빨리 사는 게 이득이죠.  먼저, 카이트Khaite는 디자이너 캐서린 홀스테인의 세컨드 브랜드로 시작, 3년 만인 이번 시즌 뉴욕에서 첫 런웨이 데뷔 쇼를 선보였습니다. 뉴스마다 예전의 셀린느를 떠올리게 한다는 수식이 붙을 만큼 여심을 사로잡는 디자인을 선보인 그녀에게 미국 <보그>는 ‘포스트 피비필로 월드’라는 닉네임을 붙였죠.
네덜란드 디자이너 엘자 반들러의 액세서리 브랜드인 
반들러Wandler는 론칭한 지 2년 만에 굵직한 시그너처 라인을 다수 배출했습니다. 말끔하고 부드러운 셰이프에 센스 있는 골드 클로저로 포인트를 준 웨어러블한 디자인이 특징이죠. 미드나이트 00(제로제로)는 패션 인플루언서인 아다 코코사르가 S/S 시즌에 론칭한 슈즈 브랜드. 리본과 도트, 비즈 장식과 핑크 컬러 등 ‘공주’ 디테일을 입은 힐에 PVC를 덧댄 디자인이 주를 이루는데, 화려하고 로맨틱한 그녀의 평소 스타일을 참고해 특별한 날을 위한 유리 구두처럼 소장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킵니다.


 

잊을 만하면 새로운 뉴스로 전 세계인들을 놀라게 만드는 카다시안 패밀리. 하반기엔 킴 카다시안이 ‘보디’ 사업을 확장할예정입니다. 코즈메틱 브랜드 ‘KKW BEAUTY’의 보디 메이크업 라인에 이어 란제리 브랜드 ‘KIMONO’까지 론칭한 것. 기모노와 똑같은 표기에 일본의 한 도시가 공식 성명을 내며 반발하자 그녀는 문제가 된 브랜드명을 바꾸겠다 선언했는데, 일련의 해프닝마저 이슈로 활용하는 카다시안 패밀리의 기민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편 ‘몸에 화장을 하고 속옷으로 조이자’는 그녀의 뉘앙스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자’는 현시대의 흐름을 거스른다는 점에서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기도 하네요. 



페미니즘과 이퀄리즘의 전지구적 물결 속, 럭셔리 패션계의 동참을 맨 앞에서 진두지휘하는 디올과 구찌의 활동이 가열차네요.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는 2017 S/S 시즌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문구를 담은 티셔츠 룩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는데요. 페미니스트 작가 치마만다 은고지 아다치에의 에세이에서 따온 이 글귀는 패션계에 경종을 울리며 곧 유행으로 번졌죠. 이번 시즌엔 페미니스트 시인 로빈 모건의 메시지에 대한 오마주로 ‘Sisterhood is Global’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퍼스트 룩으로 세웠는데요. 그녀가 여성 사회에 바치는 진정한 경의는 ‘입고 싶은 옷’에 새겨져 또 한 번 흥행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의 포용에 목소리를 내는 구찌의 유의미한 활동도 꾸준합니다. 레이스로 뒤덮은 남성복 등 성별의 편견을 깨는 젠더리스 룩을 선보인 데 이어, 다양한 이퀄리즘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있는데요. 취약계층의 여성과 아이들을 지원하는 ‘차임 포 체인지’, 젊은 유색인종의 사회 진출을 돕는 ‘체인지메이커’가 그것. 잘 나가는 패션 하우스들의 잘난 행보에 절로 박수가 쳐치는 건 당연하죠?



프리앙카 초프라, 나오미 스콧, 젠데이아 콜먼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여배우들이 매거진의 커버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대표 여배우인 프리앙카 초프라는 최근 열 살 연하의 가수 닉 조나스와 올린 이국적인 인도식 웨딩 스타일로 큰 화제를 모았고, 각각 <알라딘>과 <스파이더맨>의 주인공으로 활약한 나오미 스콧과 젠데이아 콜먼은 각종 레드카펫에서 자신의 피부색을 십분 살린 화려한 드레스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탄탄한 커리어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이들의 영향력에 따라 ‘금수저’ 셀럽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됩니다.



editor 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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